흉부 X선 사진에서 발견되는 병변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에 있어서 실루엣 징후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유용합니다. 심장, 횡격막, 대동맥 등의 연부 조직들을 구별하고 인지할 수 있는 것은 폐는 방사선 투과도가 높아 검게 보이기 때문에 연부조직과 인접하여 대조를 이뤄 그 경계가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루엣 징후는 원래라면 흉부 X선 사진에서 정상적으로 잘 보여야 할 구조물(심장, 횡격막, 대동맥) 등의 경계가 인접한 부위에 비슷한 음영의 병변이 생겨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즉 정상 구조물과 비슷한 음영을 보이는 병변이 폐를 대체하거나 밀어냄으로써 폐 음영과 대비되어 그려지던 정상 구조물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를 실루엣 징후 양성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병변과 그 구조물이 실제로 접하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다르게 사진에서 병변과 정상 구조물이 겹쳐 보이지만 그 둘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이것은 평면인 사진에서 겹쳐 보일 뿐 공간적으로는 떨어져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실루엣 징후는 폐 병변 외에도 종격 병변이나 흉막 삼출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후전사진 뿐만 아니라 측면사진에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루엣 징후는 병변의 위치뿐만 아니라, 크기가 작거나 음영이 그다지 높지 않아서 X선 사진에서 잘 보이지 않는 병변의 존재를 파악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심장은 흉부 X선 후전 사진의 가운데에 위치하며, 흉부의 여러 구조물과 접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장 경계의 소실 여부는 병변의 위치 판정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실루엣 징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예로, 심장의 오른쪽에 있는 폐에 발생한 음영 증가가 있습니다. 심장의 오른쪽에는 우중엽과 우하엽이 있습니다. 그중 실제로 심장의 오른쪽 면과 접하는 것은 우중엽이고, 심장의 후방과 우하엽이 접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흉부 X선 후전 사진에서 심장의 오른쪽 경계가 소실된다면 우중엽에 폐 병변이 있는 것이고, 같은 위치에 보이지만 심장의 오른쪽 경계가 없어지지 않는다면 폐 병변은 우하엽에 있는 것입니다. 심장의 왼쪽 면은 좌상엽의 설분절과 접해있습니다. 만약 폐 병변이 심장의 왼쪽 경계를 소실시킨다면 이것은 좌상엽의 설분절에 위치해 있는 폐 병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에 유사한 위치에 병변이 있지만 심장의 왼쪽 경계를 소실시키지 않는다면 이것은 좌하엽에 있는 병변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심장의 오른쪽 경계는 앞쪽 종격 병변이나 오른쪽 major fissure 중 앞쪽 아래 부분에 고인 흉막 삼출에 의해서도 소실될 수 있습니다. 상대정맥은 오른쪽 상부에서 심장과 연결되는 구조물입니다. 상대정맥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은 우상엽, 특히 전분절이나 전종격에 병변이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사진 상에서 같은 위치에 있지만 상대 정맥의 경계가 잘 나타난다면 이 병변은 우상엽 후분절과 같이 뒤 쪽에 위치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왼쪽 상부 심장의 경계가 없어졌다면 병변은 좌상엽, 특히 전분절에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심장 주위에 지방 조직이 많은 경우에는 심장이나 횡격막 경계가 흐려지기 때문에 우중엽이나 좌상엽 설분절의 병변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지방은 심장과 같은 연부 조직보다 음영이 낮고, 측면 사진에서 흉골 뒤쪽에 기저를 두고 폐문부로 향하지 않는 것이 우중엽이나 설분절의 폐경화나 허탈과 구별되는 점입니다. 측면 사진에서도 심장의 경계 소실 여부는 병변의 위치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좌심실은 심장의 뒤쪽 경계를 이루며 좌하엽과 접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측면 사진에서 심장의 뒤쪽 경계가 소실된 음영이 보인다면 좌하엽에 병변이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후전 사진에서 잘 보이지 않는 병변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상행 대동맥은 흉부의 앞쪽에 위치하며 정상적으로 흉부 X선 후전 사진에서 보이지 않지만, 고령의 환자나 상행 대동맥이 늘어나서 상대정맥의 바깥쪽으로 돌출한 경우에는 오른쪽 상부 종격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돌출된 상행 대동맥의 경계가 사라지는 병변이 있다면 그것은 우상엽 전분절이나 전종격과 같이 앞쪽에 위치한 병변입니다. 대동맥궁은 오른쪽 앞에서 왼쪽 뒤로 뻗어 있으며 하행 대동맥으로 이행하는 부위가 흉부 X선 후전 사진에서 돌출된 음영으로 보이는데, 이를 대동맥 융기라고 합니다. 대동맥 융기의 실루엣이 사라진다면 apicoposterior segment나 후종격의 병변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와 달리 흉부 X선의 후전 사진에서 대동맥 융기와 겹치기는 하지만 경계가 보인다면 병변은 좌상엽의 전분절이나 전종격과 같이 앞쪽에 있거나 좌하엽 상분절과 같이 훨씬 더 뒤쪽에 있는 것입니다. 하행 대동맥은 흉추의 왼쪽으로 주행하며, 좌하엽의 상분절이나 후분절 또는 후종격을 침범하는 병변에 의해서 경계가 사라집니다. 측면 사진에서도 하행 대동맥의 음영을 살펴보면 병변의 존재나 위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횡격막은 둥근 지붕 형태이며 가장 높이 위치하는 부분에 의해서 흉부 X선 후전사진에서 보이는 모양이 결정됩니다. 횡격막의 정점 위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합니다. 보통은 앞쪽에 위치하며, 우중엽 아래나 우하엽 앞쪽 아래에 위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른쪽 횡격막 경계 소실은 우하엽 병변에 의한 경우가 흔합니다. 하지만 우중엽의 병변에 의해서도 오른쪽 횡격막의 안쪽 경계가 소실될 수 있습니다. 왼쪽 횡격막의 경우에는 안쪽이 심장과 닿아 있기 때문에 흉부 X선 후전사진에서 정상에서도 왼쪽 횡격막의 안쪽 경계가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왼쪽 횡격막 전체 또는 바깥쪽의 경계가 사라질 경우에는 좌하엽에 병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때로는 측면 사진을 통해서 횡격막의 음영을 추적하는 것이 병변의 발견이나 위치 파악에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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